곽정은의 <마음 해방> - 고통스러운 생각에서 벗어나는 법
작가 곽정은.
나는 그녀를 '마녀사냥', '연애의 참견' 등과 같은 연애 프로그램에서
연애 조언을 거침없이 내뱉는 "방송인"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녀는,
마음의 문제를 깊이 탐구하기 위해 인도에서 명상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상담심리, 명상 수행 등을 전공하며
연애를 넘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치유하는데 진심인 사람이었다.
초기 경전에 나온 다양한 글을 제시하며,
경전 속에서의 삶의 진리를 본인의 경험 등으로 바라보며 타인의 심리까지 읽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괜찮다, 다 잘될 것이다고만 말하는 책은 잘 읽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 놓여있던 그저 괜찮다고 하는 건 삶에 크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생각으로 심리 관련 책에 거리를 두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곽정은 작가의 <마음 해방>은 꼭 읽어봤으면 한다.
마음 해방 | 곽정은 - 교보문고
마음 해방 | 그것은 내 생각이 만들어낸 고통일 뿐이다! *상처, 두려움, 불안, 외로움, 걱정, 분노 등 부정적 감정으로 소용돌이치는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마음의 고요를 얻는 법! *명상수행자 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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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한 사회 속에 혼자 외롭다면
친구가 많고 일정이 많은 것은, 단지 친구가 많고 일정이 많은 것뿐이다.
친구가 많고 일정이 많은 것이 곧 인생의 행복과 관계로부터 채워지는 충만함의 증거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
단지 일정이 많고 만날 사람이 넘쳐나는 그 어떤 것인가?
(중략)
단지 먹고 놀고 떠들 상대가 없어서 우리가 외로움을 느끼겠는가?
- 51페이지
아주 바쁘고 시끄러운 사회다.
누군가와 연결되는 것을 자랑하기 바쁘고 여기저기 인증하기 바쁘다.
누구와도 만나지 않고 고요 속에 있을 때,
예전의 나는 나의 사회성을 의심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고요함 속에서 충전이 되는 사람이고,
진정으로 행복한 나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의 내가 아님을.
누군가의 많은 친구들에서 내 행복을 찾으려고 애쓰지 말자.
진정으로 나와 함께 할 몇몇의 친구나 가족의 관계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따뜻해질 수 있다.
내 의지로 변할 수 없는 것에 매몰되지 말자
삶의 역설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생겨난다.
조절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오늘의 삶은 무감하게 흘려보내기 쉽다는 것.
(중략)
조절할 수 없는 죽음을 걱정하며 조절할 수 있는 삶을 놓치며 그렇게.
죽음의 모습은 죽음의 순간에 정해지지 않는다.
삶에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추구했는지에 의해 정해질 것이다.
- 71페이지
삶과 죽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읽어봤지만, 이런 관점은 처음이었고,
너무나 내 마음을 울려 한동안 멍했다.
그렇다, 죽음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현재의 내 삶은 알 수 있고, 정하고 나아갈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죽음을 걱정하면서 삶을 흘려보내고 있을까.
내 죽음은 내 삶으로 결정하자!
부모가 당신에게 상처를 주었을 수 있어요.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내적으로 괴로운 상태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도 그때는 당신처럼 그저 이 삶에서 고군분투하던 사람이었을 뿐이니까요.
그런데 이것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 일이 이미 지나갔는데 여전히 곱씹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요?
(중략)
상대가 틀렸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우리 자신에게 어떤 이득이 있죠?
이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탓하는 것은 이렇게 바보 같은 일입니다.
상처를 계속 들여다보는 일이 이렇게 어리석은 일이에요.
- 172 ~ 173페이지
가끔 '요즘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방송을 본다.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보통, 문제를 가진 부모로부터 발생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에게 갑자기 문제가 생겼을까?
아니다. 그 부모들도 자신의 부모로부터 잊지 못할 상처, 씻을 수 없는 고통을 겪은 경우가 많다.
부모님으로부터 고통을 받았으니, 내 삶은 행복해질 수 없다고 고통에 매몰될 것인가,
아니면 '탓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부모와 나를 분리하여 생각하겠는가.
선택은 분명히 나의 몫이다.
두 번째 화살은 쏘지 않으려는 마음
두 번째 화살이 의미하는 것은, 첫 번째로 날아온 화살에 대해 내가 덧붙인 생각이나 행동들이다.
(중략)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미리 괴로워하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양 그렇게 해왔을 것이다.
자책을 해야 개선될 수 있고, 미리 두려워해야 더 많이 대비할 수 있을 거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설득한 결과다. - 183 페이지
첫 번째 화살은 삶에서 당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는 고통을 말한다.
실패, 질병, 이별, 죽음 등과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은 결코 피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고통이 내게 닥쳤을 때, 자책하고 괴로워하고 곱씹으면서
첫 번째 화살을 맞은 부위를 후벼 파고 더 찢어내며 두 번째 화살을 같은 부위에 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우리를 무너뜨리고 주저앉히는 것은 두 번째 화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혼란스러운 마음을 잠재우는 간단한 명상
작가가 제안한 방법은 본인이 인도의 명상학교에서 배운 방법이라고 했다.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불안, 혼란스러움이 들 때,
잠시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하면서
미간 사이에 밝은 촛불 하나가 떠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이 방법은 환기효과가 좋았다.
모든 갈등을 잠재울 수는 없어도 생각이 정리되고 가벼워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명상의 아주 작고 작은 사소한 시작이겠지만,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서 명상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 읽고 나니 이 책의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내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고, 차분해졌고 해방감까지 들었다.
물론 이런 기분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을 해방시킬 수 있는 작은 씨앗들을 마음에 하나씩 심은 기분이다.
죽어가는 씨앗은 살뜰히 돌보고, 죽어버린 씨앗은 또다시 심으면 된다.
책을 다 읽고, 이 후기를 남기기 위해 책을 다시 뒤적이면서
슬몃 불안으로 부풀어가던 마음이 다시 차분해짐을 느꼈다.
살다 보면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사건, 사고들로 인해 우리는 많은 고통을 겪게 된다.
순탄하게만 굴러갈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진리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첫 번째 화살이다.
첫 번째 화살이 어쩔 수 없음을, 두 번째 화살을 내가 쏘지 않을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인생을 더 담대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힘과 응원을 얻는다.
우리의 마음을 해방시킬, 숨 쉬게 하는 책.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운 시대를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크고 묵직한 고요함을 선사해 줄 책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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